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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염판도 레이저로 만든다고? 필름 없이 빛으로 그림을 새기는 놀라운 기술

퇴근 후 성장 연구소 읽는 시간 약 9분

신발 갑피에 브랜드 로고와 그래픽을 인쇄하는 나염 공정을 앞서 살펴봤습니다.

그중에서도 재미있었던 것은 나염판을 만드는 과정이었죠.

촘촘한 망사에 감광유제를 바르고, 디자인 필름을 올린 다음, UV 빛을 조사합니다.

그리고 물로 씻으면 신기하게도 디자인 모양으로 망사의 구멍이 열립니다.

빛을 받은 부분은 경화되어 남고, 검은 필름에 가려졌던 부분은 씻겨 나가는 원리였습니다.

운동화 로고 나염 공정의 비밀

👉 “신발 나염공정과 UV 노광기의 재미있는 기술” 함께보기

그런데 여기서 기술이 한 단계 더 발전했습니다.

이제는 디자인 필름을 만들지 않고 레이저로 나염판을 직접 제작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렇다면 레이저로 유제를 태워서 없애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이번에 소개할 레이저 직접 노광기는 우리가 지난번에 알아본 감광유제의 화학반응을 훨씬 정밀하게 활용하는 장비입니다.

1. 필름이 사라졌다! 컴퓨터 파일이 곧바로 나염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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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제판 과정에서는 컴퓨터로 디자인한 로고를 투명 필름에 출력해야 했습니다.

검은색 디자인은 UV 빛을 막고, 투명한 부분으로만 빛을 통과시켜 감광유제를 경화시켰죠.

그런데 레이저 직접 제판 기술은 이 필름을 생략합니다.

컴퓨터에 저장된 디자인 파일을 장비에 전달하면, 레이저가 필요한 위치의 감광유제를 직접 노광합니다.

이 기술을 **LTS(Laser-to-Screen)**라고 부릅니다.

인쇄용 감광재료 전문기업 Chromaline도 LTS를 필름이나 차광용 잉크·왁스 없이 레이저로 스크린을 직접 노광하는 기술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필름이 빛을 막아줬다면, 이제는 컴퓨터가 빛을 비출 위치를 직접 결정하는 것입니다.

2. 레이저가 유제를 태우는 것이 아니라 굳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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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직접 노광의 원리 개념도. 실제 레이저 배열과 광학 경로는 장비별로 다릅니다.

레이저라고 하면 금속을 자르거나 나무에 글자를 새기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레이저의 활용법은 꼭 절단이나 태우는 것만이 아닙니다.

레이저의 파장과 에너지를 조절하면 빛에 반응하는 화학물질을 원하는 위치에서만 경화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 스위스 Lüscher Technologies의 JetScreen! CS는 자외선, 405nm 파장의 레이저 다이오드를 사용합니다.

장비가 디자인 데이터를 읽고 빛을 조사할 위치를 제어하면, 빛을 받은 감광유제는 경화됩니다.

반대로 잉크가 통과해야 할 디자인 부분은 노광하지 않습니다.

노광이 끝난 뒤에는 기존 방식과 마찬가지로 물로 현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레이저 제판이라고 해서 모든 장비가 유제를 직접 제거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소개하는 장비는 레이저로 유제를 경화시키는 방식이며, 레이저로 물질을 제거하는 어블레이션 방식과는 다릅니다.

3. 레이저로 얼마나 정교한 그림을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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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갑피에 작은 영문 로고나 복잡한 그래픽을 인쇄하려면 아주 미세한 선까지 정확하게 구현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지표가 해상도입니다.

Lüscher의 JetScreen! CS는 사양에 따라 1,270dpi, 2,540dpi, 5,080dpi 등을 지원하며, 상위 구성에서는 최대 10,160dpi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dpi는 1인치당 얼마나 촘촘하게 위치를 표현할 수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해상도가 높아지면 작은 문자나 복잡한 경계선을 더욱 세밀하게 노광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됩니다.

다만 10,160dpi로 노광했다고 해서 신발 원단에 그 해상도가 그대로 인쇄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종 품질은 망사의 촘촘함, 감광유제 두께, 잉크의 특성, 갑피 소재의 표면 상태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즉, 레이저의 정밀도와 실제 나염 품질은 연결되어 있지만 동일한 개념은 아닙니다.

4. 실제로 이런 레이저 노광기가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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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üscher Screen! Cube

티셔츠, 의류 및 전사 인쇄용 스크린 제작 장비입니다. 405nm 레이저를 사용하며 600/1,200dpi 해상도를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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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üscher JetScreen! CS

최대 128개 레이저 다이오드 구성과 자동 교정 기능을 제공하는 정밀 장비입니다.

이 장비들이 실제 상용화된 제품이라는 점은 확인되지만, 특정 신발 브랜드의 생산라인에 도입되었다는 사실까지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5. 레이저 노광기가 발전하면서 달라진 것

기존 제판과 레이저 직접 노광 비교

기존 제판 기술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더 명확해집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작업자의 손기술에 의존했던 일부 제판 조건을 디지털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필름의 위치를 정확하게 맞추는 작업이 중요했다면, 레이저 직접 제판에서는 데이터 좌표, 광학계의 위치 정확도, 레이저 출력 보정이 핵심이 됩니다.

다만 감광유제를 균일하게 바르고 건조하는 작업, 현상과 품질 검사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산업용 인쇄기술협회 FESPA도 LTS 공정에서 자동 유제 도포와 정밀한 위치 정렬, 자동 세척 기술의 중요성을 설명합니다.

6. 레이저를 여러 개 사용하면 더 빠르게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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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기술이 숨어 있습니다.

레이저 하나로 넓은 나염판을 가공한다면 많은 위치를 순서대로 조사해야 합니다.

그래서 산업용 장비에서는 여러 개의 레이저 다이오드를 사용하는 설계가 등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JetScreen! CS는 32개에서 128개까지 다양한 레이저 다이오드 구성을 제공합니다.

레이저 다이오드들이 광학계와 제어 시스템을 통해 정해진 영역을 노광하도록 설계됩니다.

이런 병렬 구조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레이저마다 출력이 달라지면 결과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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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레이저의 출력 상태를 측정하고 자동 보정하는 기술도 중요합니다.

Lüscher는 각 작업 전 레이저 상태를 확인하고 자동 교정하는 기능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즉, 레이저 노광기는 빛을 정밀하게 쏘는 광학기계이면서 수많은 빛의 위치와 에너지를 관리하는 디지털 제어장비이기도 합니다.

7. 신발 제조공정에는 왜 이런 기술이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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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한 켤레에는 갑피의 원단, 로고, 장식 패턴, 기능성 코팅 등 다양한 가공 기술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러 색상이 들어가는 그래픽을 스크린 나염으로 제작한다면 색상별 제판과 인쇄 위치의 정렬이 필요합니다.

나염판의 디자인 위치가 정확하지 않으면 인쇄 과정에서 색상이 서로 어긋날 수 있습니다.

레이저 직접 제판은 필름 출력과 밀착 과정에서 생기는 일부 오차 요인을 제거하고 디자인 데이터를 정밀하게 재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고 레이저 제판만으로 모든 인쇄 불량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원단의 늘어남, 인쇄기의 정렬 정확도, 잉크 조건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8. 신발 제조는 점점 더 정밀한 기술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번 살펴본 아리안스 재봉기는 입체적인 신발의 밑창 측면을 따라 재봉하는 기술이었습니다.

오늘 알아본 레이저 직접 노광기는 신발 갑피 등에 사용할 나염판을 디지털 데이터로 정밀하게 제작하는 기술입니다.

하나는 기계적인 관통력과 이송 기술을, 다른 하나는 광학과 화학반응, 디지털 정밀제어 기술을 활용합니다.

서로 완전히 다른 기술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신발 한 켤레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다양한 제조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오래된 제조 기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결합하며 발전한다는 점입니다.

나염판 제작에서도 감광유제의 화학반응은 그대로 활용하면서, 필름을 사용하던 노광 방식을 정밀한 레이저로 바꾼 것입니다.

빛과 물로 디자인을 완성하던 기술에 컴퓨터와 레이저가 더해진 셈입니다.

작은 신발 로고 하나를 만들기 위한 제판 기술에도 이러한 변화가 숨어 있습니다.

다음에 운동화의 로고와 그래픽을 보게 된다면, 완성된 디자인만이 아니라 그 디자인을 만들어낸 제조공정도 한번 떠올려 보세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신발 한 켤레가 얼마나 많은 기술의 결과물인지 조금 더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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