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러닝화 폼의 변천사, EVA에서 ZoomX·ReactX까지 중창 소재가 달리기를 바꾼 과정
러닝화를 고를 때 많은 사람은 무게, 디자인, 카본 플레이트 유무를 먼저 본다. 하지만 실제 착화감과 러닝 퍼포먼스를 결정하는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는 발 바로 아래에 위치한 중창, 즉 Midsole이다.
중창은 착지 충격을 흡수하는 단순한 스펀지가 아니다. 러너가 지면을 밟을 때 발생하는 하중을 받아들이고, 압축된 뒤 다시 원래 형태로 복원되면서 다음 동작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Cushioning, Energy Return, Resilience, Density, Hardness, Compression Set과 같은 소재 특성이다.
나이키 폼의 역사를 살펴보면 러닝화 기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도 보인다.
초기에는 EVA 기반의 충격 흡수가 중심이었다면, 이후에는 경량화와 탄성, 에너지 리턴이 중요해졌고 최근에는 서로 성격이 다른 폼을 한 신발 안에서 조합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즉 나이키 중창의 역사는 단순히 “더 푹신한 신발”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폼의 재료와 발포 구조를 이용해 러너의 움직임을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러닝화 중창 Foam은 왜 중요한가
러닝 시 발이 지면에 닿으면 체중보다 훨씬 큰 반복 하중이 신발에 전달된다. 이때 중창은 압축된다.
Compression → Impact Absorption → Recovery → Energy Return
이라는 과정이 한 걸음마다 반복된다. 좋은 러닝화 폼을 설계할 때는 단순히 부드럽기만 해서는 안 된다. 주요 성능 항목은 다음과 같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일반적으로 폼을 부드럽게 만들면 충격 흡수에는 유리하지만 안정성과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단단하게 만들면 안정적이지만 착화감과 에너지 리턴이 불리할 수 있다. 나이키가 수십 년 동안 새로운 중창 소재를 개발해 온 이유가 바로 이 상충 관계 때문이다.
1세대 핵심 소재 EVA, 러닝화 폼의 출발점
현대 스포츠화 중창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재료가 EVA다. EVA는 Ethylene Vinyl Acetate의 약자로 에틸렌과 비닐아세테이트를 결합한 Copolymer다. EVA Resin에 발포제, 가교제, 안료 및 각종 첨가제를 배합한 뒤 열과 압력을 가하면 내부에 수많은 Cell이 만들어진 발포체가 된다. 기본적인 제조 개념은 다음과 같다.

발포를 통해 밀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중창을 가볍게 만들 수 있고, 적절한 탄성과 쿠셔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EVA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나이키 초기 러닝화에서도 EVA 폼과 Air cushioning 기술의 조합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이키가 최근 공개한 Pegasus 역사 자료에서도 초기 페가수스의 핵심 설계 가운데 EVA 중창과 Air 쿠셔닝의 균형이 언급된다.
하지만 EVA에도 약점이 있었다. 장시간 반복 압축되면 Cell 구조가 조금씩 무너지면서 처음보다 폼이 단단해지거나 눌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제조 및 소재 분야에서는 Compression Set 또는 Foam Fatigue와 연결해 설명할 수 있다. 즉 초기 러닝화 개발의 주요 과제는 단순했다. “EVA보다 가볍고, 더 오래 버티면서, 더 잘 튀어 오르는 폼을 만들 수 없을까?”

2세대 Phylon, EVA를 가공하는 방법이 달라졌다
나이키에서 오랫동안 사용된 대표적인 중창 소재가 Phylon이다.
Phylon은 전혀 새로운 고분자라기보다 EVA 계열 발포체를 열과 압력을 이용해 Compression Molding하는 방식과 밀접하다.
이미 발포된 EVA 소재를 다시 금형에서 압축 성형하면 보다 정교한 중창 형상과 균일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나이키의 과거 환경 관련 자료에서도 Phylon과 EVA 중창 제조가 확인된다. Phylon 시대의 중요한 변화는 소재뿐만 아니라 제조공정이었다. 폼 중창은 단순히 “발포해서 자르는 부품”에서정밀한 성형 부품으로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중창의 Side Wall 형상, Heel Geometry, Flex Groove, Rocker와 같은 디자인을 금형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됐다. 결국 러닝화 성능은 재료와 형상의 결합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3세대 Lunarlon, EVA에 탄성을 더하다
2000년대 후반 나이키 폼 기술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Lunarlon이었다. Lunarlon의 핵심은 EVA의 가벼움에 NBR 계열의 탄성 특성을 결합하는 방향이었다. 공개된 기술 자료에서는 Lunar Foam을 EVA와 Nitrile Rubber의 Hybrid Foam으로 설명한다. 여기서 NBR은 Nitrile Butadiene Rubber 계열 고무를 뜻한다. EVA가 상대적으로 가볍고 충격 흡수에 유리하다면 NBR 계열의 특성은 탄성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즉 설계 의도는
EVA → Lightweight + Cushioning
NBR → Elasticity + Resilience 두 성질을 하나의 Foam System 안에서 가져오는 것이었다. Lunarlon 초기 구조에서 특히 흥미로운 것은 Dual Density Midsole 개념이다. 부드러운 Lunarlon Core를 상대적으로 단단한 Phylon Carrier가 둘러싸는 형태였다. Soft Core + Firm Carrier = Cushioning + Stability 이 방식은 오늘날 여러 러닝화에서 사용하는 Carrier Foam 설계의 초기 형태로 볼 수 있다. Lunarlon은 2008년 Lunaracer와 Hyperdunk 등에 적용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중요한 인사이트가 하나 있다. 러닝화 폼 기술이 이 시점부터 단일 소재 경쟁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떤 Foam을 쓰느냐”뿐 아니라
어디에는 부드러운 Foam을 넣고, 어디에는 단단한 Foam을 넣으며
각 Foam의 Density와 Geometry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가 중요해졌다.

4세대 Nike React, 부드러움과 내구성을 동시에 잡다
2017년 등장한 Nike React는 나이키 폼 기술의 또 다른 변곡점이다. 나이키는 React를 개발하면서 400개 이상의 화학 조성과 공정 조합을 테스트했다고 밝혔다. 이후 2,000시간 이상의 착화 테스트도 진행했다. React가 중요한 이유는 러닝화 폼에서 서로 충돌하기 쉬운 네 가지 성능을 동시에 개선하려 했기 때문이다.
Softness, Responsiveness, Lightweight, Durability 나이키 공식 설명에 따르면 React는 TPE, 즉 Thermoplastic Elastomer와 EVA 계열을 조합해 특성을 구현했다.
TPE는 고무처럼 탄성을 가지면서도 열가소성 플라스틱처럼 가공할 수 있는 소재군이다. React에서는 단순히 폼 Chemistry만 바꾼 것이 아니다. 중창 옆면에 독특한 패턴을 적용해 특정 영역이 어떻게 압축되고 팽창할지를 Geometry로 제어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설계 변화다. 폼 소재 자체의 물성만으로 쿠셔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Material + Density + Geometry 세 가지 요소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나이키 자체 테스트에서는 React가 당시 최신 Lunarlon보다 약 13% 높은 Energy Return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Epic React Flyknit은 이 철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특히 React가 오랫동안 사용되면서 단순한 레이싱용 소재가 아니라 Daily Trainer, Basketball, Training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
5세대 ZoomX, 중창이 ‘스프링’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다
그리고 나이키 폼의 역사를 완전히 바꾼 소재가 ZoomX다.
ZoomX 이전까지 러닝화 중창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충격 흡수였다면, ZoomX 시대에는 Energy Return이 제품 설계의 전면으로 등장한다.
나이키는 ZoomX를 자사 폼 가운데 매우 가볍고 반응성이 높은 폼으로 설명하며, 최대 85% 수준의 Energy Return을 제시한다.

ZoomX를 이해할 때 중요한 용어가 Super Foam이다.
현대 러닝화에서 Super Foam은 일반적으로 기존 EVA 기반 Foam보다 낮은 밀도와 높은 탄성 복원력, 높은 Energy Return을 추구하는 고성능 발포체를 의미한다.
ZoomX는 Vaporfly 계열과 함께 유명해졌다.
특히 Vaporfly의 성능을 단순히 Carbon Plate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중창 시스템은 훨씬 복합적이다.
ZoomX Foam
- Carbon Fiber Plate
- High Stack Geometry
- Rocker Geometry
- Outsole Structure
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카본 플레이트가 혼자 러너를 앞으로 밀어주는 것이 아니다. 압축과 복원이 빠른 ZoomX 폼에서 발생하는 변형을 플레이트와 중창 Geometry가 제어하면서 전체 시스템의 Running Economy에 영향을 주는 구조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ZoomX는 이후 Vaporfly만의 소재로 머물지 않았다. Pegasus Turbo, Invincible 등 트레이닝화로 확대되면서 레이스용 Super Foam이 일상 훈련 영역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6세대 ReactX, 성능 경쟁에 제조공정과 탄소가 들어오다
2023년 공개된 ReactX는 단순한 React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중창 소재 개발의 평가 항목에 Sustainability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나이키는 ReactX 개발에 약 5년을 투자했다고 설명한다. 기존 React 대비 Energy Return을 약 13% 높이는 동시에 한 쌍의 중창 제조 과정에서 Carbon Footprint를 최소 43%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제조 방식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키 설명에 따르면 ReactX는 기존 Compression Molding 대신 Injection Process를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이를 통해 제조에 필요한 에너지와 폐기물을 줄이면서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ReactX가 처음 적용된 대표 모델이 InfinityRN 4다.
이후 Pegasus 41에도 Full-length ReactX Midsole이 적용됐다. 나이키는 Pegasus 41의 ReactX가 Pegasus 40에 사용된 React보다 13% 이상 높은 Energy Return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ZoomX 시대 이후 중요한 변화, Foam을 하나만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 나이키 러닝화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Foam을 한 신발 안에서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2026년 Structure Plus가 좋은 사례다. 나이키는 이 모델에서 ZoomX와 ReactX를 함께 사용한다.
ZoomX는 부드러움과 높은 반발감을 담당하고 ReactX Carrier는 안정성과 지지 구조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것이 현대 중창 설계에서 중요한 Multi-density 또는 Multi-material Midsole 전략이다. 예를 들어, 상부 : Soft & Responsive Foam
하부 : Stable & Durable Foam 또는 Core : High Energy Return
Carrier : Stability
처럼 역할을 분리한다. 이는 자동차 타이어가 한 종류의 고무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위치와 목적에 따라 Compound를 다르게 설계하는 것과 비슷하다.

2026년 나이키가 보여주는 방향, Foam은 독립 부품이 아니다
최근 제품들을 보면 나이키가 더 이상 폼 하나의 성능만을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 보인다. Pegasus Premium이 좋은 예다. 이 제품은 ZoomX Foam
- Sculpted Air Zoom Unit
- ReactX Foam
을 하나의 Cushioning System으로 구성한다. 나이키는 이러한 조합을 통해 Pegasus 라인 가운데 높은 수준의 Energy Return을 구현했다고 설명한다. 이것은 앞으로 러닝화 중창 기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무슨 폼을 사용했는가?” 가 핵심 질문이었다. 지금은 “서로 다른 소재를 어느 위치에, 어떤 두께와 경도로 배치하고 어떤 Geometry와 결합했는가?” 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고 있다.
Foam은 부드러움이 아니라 에너지를 관리하는 부품이다
나이키 폼의 변천사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EVA 시대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것이 중요했고, Lunarlon 시대에는 더 가볍고 부드러운 쿠셔닝을 추구했으며, React에서는 쿠셔닝과 내구성의 균형을 찾았다. ZoomX 시대에는 Energy Return이 핵심 경쟁력이 되었고, ReactX에서는 성능뿐 아니라 제조공정의 효율과 환경 부담까지 설계 대상에 들어왔다. 그리고 지금은 ZoomX, ReactX, Air Zoom, Carbon Plate, Rocker Geometry가 서로 연결된 하나의 Midsole System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좋은 러닝화를 만드는 기술은 더 이상 “좋은 폼 하나를 개발하는 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재료의 Chemistry, Foam Density, Cell Structure, Hardness, Stack Height, Geometry와 Plate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설계하는 것이 현대 러닝화 엔지니어링의 핵심이다. 러너 입장에서도 이 원리를 이해하면 러닝화를 보는 기준이 달라진다. 단순히 “푹신한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Foam은 어떤 소재인가?
얼마나 빨리 복원되는가?
어떤 위치에 배치됐는가?
다른 Foam과 어떻게 조합됐는가?
그리고 내 러닝 페이스와 주행 목적에 맞는가? 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나이키 폼의 발전은 신발이 발을 보호하는 도구에서 러너의 움직임과 에너지 흐름을 적극적으로 설계하는 장비로 변화해 온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fupp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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