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루나에픽의 레이저 사이핑은 무엇이 달랐을까? 플렉스 그루브와 다축 가공 기술로 보는 러닝화 제조 혁신
나이키 러닝화의 기술 역사를 보면 Air, Zoom Air, React, ZoomX처럼 소재 자체가 유명해진 기술이 많습니다.
반면 소재보다 “소재를 어떻게 움직이게 만들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기술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Nike LunarEpic Flyknit과 레이저 사이핑(Laser Siping)입니다.
LunarEpic Flyknit은 2016년 Nike의 주요 러닝화 혁신 제품 가운데 하나로 소개됐습니다. Nike는 당시 이 모델을 혁신적인 mid-height running shoe로 설명했고, 같은 해 Free RN Motion 등과 함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새로운 쿠셔닝 구조를 강조했습니다.
이 제품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단순히 Lunarlon 폼을 사용했다는 점보다 솔에 정교한 절개 패턴을 만들어 폼의 굽힘 특성을 조절했다는 점입니다.

레이저 사이핑이란 무엇인가

Siping은 소재 표면에 얇고 깊은 절개선을 만드는 가공을 뜻합니다.
러닝화에서는 이런 절개선이
- 폼이 더 쉽게 굽혀지게 하고
- 특정 방향의 유연성을 만들고
- 발의 굴곡 방향에 따라 솔이 변형되도록
설계될 수 있습니다.
Nike의 레이저 사이핑 특허를 보면 신발 솔을 레이저에 대해 여러 방향으로 위치시키고, 컴퓨터로 제어되는 반사면이나 솔 홀더를 움직여 서로 다른 면에 미리 정해진 sipe 패턴을 형성하는 방식이 설명돼 있습니다.
즉 단순히 평평한 판에 레이저로 선을 긋는 작업이 아닙니다.
신발의 입체적인 곡면을 따라가면서 서로 다른 방향과 패턴으로 절개하는 제조 기술에 가깝습니다.
쉽게 말하면 제품 디자인에 맞춰 공장을 움직인 것입니다.
보통은 공장에 있는 기존 설비로 만들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제품을 설계합니다. 하지만 루나에픽에서는 반대로 원하는 러닝 성능을 먼저 정의하고, 그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와 가공방식을 새로 만든 것에 가깝습니다.
왜 다축 움직임이 필요할까
신발 밑창은 평평하지 않습니다.
뒤꿈치는 곡면이고, 중족부는 들어가 있으며, 전족부는 다시 위로 말려 올라갑니다.
따라서 한 방향에서만 레이저를 조사하면 모든 영역에 일정한 초점거리와 각도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Nike 특허에서는 솔 구조를
첫 번째 방향
→ 두 번째 방향
→ 세 번째 방향
으로 변경하면서 각각 다른 sipe를 형성하는 방식을 설명합니다.
또 레이저와 솔 사이의 초점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솔 또는 광학계를 움직이는 구조도 포함돼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레이저가 신발을 따라 움직이거나, 신발이 레이저에 맞춰 움직이면서 3+2차원 형상을 가공하는 것
입니다.
레이저 사이핑은 쿠셔닝 소재가 아니다
이 부분은 중요합니다.
레이저 사이핑 자체는 ZoomX나 Lunarlon처럼 새로운 폼 소재가 아닙니다.
기존 폼의 기계적 거동을 바꾸는 가공 기술입니다.
같은 폼이라도 홈이 없는 상태에서는 비교적 하나의 덩어리처럼 움직입니다.
하지만 일정한 위치에 sipe를 만들면 그 부분의 유효 단면이 줄어들기 때문에 쉽게 굽혀질 수 있습니다.
개념적으로 보면
같은 폼 + 절개 없음
= 상대적으로 높은 굽힘 강성
같은 폼 + 절개 있음
= 특정 방향으로 더 쉽게 굽힘
입니다.
즉 소재의 화학 조성을 바꾸지 않고도 구조 설계만으로 유연성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홈의 깊이와 방향은 왜 중요할까
레이저 사이핑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절개선 숫자가 아닙니다.
다음 요소가 함께 작용합니다.
- Groove Depth
- Groove Width
- Groove Direction
- Groove Spacing
- Foam Density
- Sole Geometry
예를 들어 깊은 홈은 해당 영역을 더 쉽게 굽혀지게 만들 수 있지만, 지나치게 깊으면 구조적 지지력이나 내구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가로 방향의 홈은 전족부가 굽혀지는 동작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세로 또는 사선 패턴은 비틀림이나 다방향 변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레이저 사이핑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폼의 굽힘 강성을 지역별로 설계하는 방법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몰드 성형과 무엇이 다른가
중창에 홈을 만드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금형에 홈을 미리 설계하는 것입니다.
Molded Groove
금형 제작
→ 폼 성형
→ 홈이 형성된 중창 완성
장점은 대량생산에서 반복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반면 패턴을 변경하려면 금형 자체를 수정해야 합니다.
Laser Siping
폼 성형
→ 완성된 중창 고정
→ 레이저 절개
→ 후가공 완료
레이저 사이핑은 성형 이후 패턴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데이터 변경으로 다양한 패턴을 시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Nike 특허에서도 스캔식 레이저와 고정식 레이저 개념을 함께 사용해 서로 다른 sipe 패턴을 만드는 구조가 설명됩니다.
왜 굳이 금형으로 만들지 않고 레이저를 사용할까
레이저 사이핑의 가장 큰 장점은 형상을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금형에서는 홈의 모양이 금형에 고정됩니다.
반면 레이저에서는 프로그램과 위치 제어를 이용해
- 패턴
- 방향
- 간격
- 절개 경로
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입체적인 신발 솔에서 여러 방향의 절개를 적용하려면 이런 디지털 가공 방식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레이저가 항상 더 저렴하거나 더 빠르다는 뜻은 아닙니다.
생산량, 사이클타임, 레이저 출력, 장비 투자비, 폼 특성 등에 따라 경제성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Lunarlon과 레이저 사이핑의 조합
LunarEpic에서 중요한 것은 폼과 절개 구조가 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Lunarlon은 당시 Nike의 경량 쿠셔닝 플랫폼이었고, LunarEpic은 여기에 세밀한 솔 구조를 결합했습니다.
Nike SNKRS에서 LunarCharge를 설명할 때도 이 제품이 LunarEpic Flyknit의 midsole and outsole을 활용했다고 명시합니다. 이는 LunarEpic의 솔 플랫폼이 하나의 독립적인 설계 자산으로 활용됐음을 보여줍니다.
즉 LunarEpic의 주행감은
**폼 소재
- 솔 형상
- 절개 패턴
- 아웃솔 구조**
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플라이니트까지 결합한 이유
LunarEpic은 밑창만 실험적인 제품이 아니었습니다.
상부에는 Flyknit 갑피가 사용됐습니다.
Flyknit은 필요한 위치마다 편직 밀도를 다르게 설계해 지지력, 통기성, 유연성을 조절하는 기술입니다.
따라서 LunarEpic은 구조적으로
상부: Knit로 발을 감쌈
하부: Foam + Siping으로 발 움직임을 따라감
이라는 방향을 가졌습니다.
이 때문에 LunarEpic은 단순 쿠셔닝화가 아니라 발 전체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하려 한 제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Nike의 레이저 사이핑 특허가 보여주는 기술 수준

Nike의 관련 특허는 2015년 12월 7일을 우선일로 갖고 있으며 이후 미국, 유럽, 한국 등 여러 국가에 출원됐습니다.
한국에서는 관련 특허가 2025년 등록됐고, 유럽에서도 2026년 등록 특허가 확인됩니다.
특허 내용에는
- 컴퓨터 제어식 이동 구조
- 솔의 방향 변경
- 초점거리 유지
- 스캔식 레이저
- 고정식 레이저
- 서로 다른 면에 복수의 sipe 패턴 형성
이 포함됩니다.
따라서 레이저 사이핑을 단순한 “레이저 커팅기”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입체적인 신발 솔을 정밀하게 가공하는 컴퓨터 제어 제조 시스템
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루나에픽을 위해 설비까지 새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까
여기에서는 표현을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Nike의 특허를 보면 실제로 신발 솔용 레이저 사이핑 장비와 공정을 개발했다는 사실은 확인됩니다.
하지만 공개된 공식 자료만으로는
“LunarEpic 하나를 위해 특정 협력사와 5축 레이저 장비를 공동개발했다”
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승인용 글에서는 다음처럼 표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LunarEpic이 등장한 시기와 비슷한 시기에 Nike는 입체적인 신발 솔을 정밀하게 사이핑하기 위한 레이저 장비와 공정 기술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는 당시 Nike가 단순히 소재 개발뿐 아니라 제조 방법 자체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문장이 근거에도 잘 맞습니다.
왜 오늘날에는 LunarEpic이 잘 보이지 않을까
이후 러닝화 시장의 관심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2017년 이후 Vaporfly와 ZoomX, 탄소섬유 플레이트 기술이 등장하면서 레이싱화 개발의 핵심이
자연스러운 유연성
뿐만 아니라
러닝 이코노미와 에너지 반환
으로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레이저 사이핑이 실패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술의 목적이 달라진 것입니다.
LunarEpic이
폼을 어떻게 유연하게 움직이게 할 것인가
에 집중했다면,
Vaporfly 계열은
폼·플레이트·형상을 이용해 에너지 효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에 더 가깝습니다.
레이저 사이핑과 Nike Free는 어떤 관계일까
Nike Free 역시 플렉스 그루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제품군입니다.
다만 LunarEpic과 Nike Free를 같은 구조라고 보면 안 됩니다.
공통점은
밑창을 하나의 단단한 판으로 보는 대신, 절개를 이용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는 설계 철학입니다.
Nike의 제품 혁신 조직에는 Nike Free 개발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들이 참여했고, Nike는 Breaking2 관련 공식 자료에서도 초기 Nike Free 개발자가 이후 혁신 프로젝트를 담당했다고 설명합니다.
즉 Nike 안에서는 자연스러운 움직임, 절개 구조, 폼 설계 등의 지식이 다른 프로젝트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조공정 관점에서 LunarEpic이 흥미로운 이유
LunarEpic의 진짜 의미는 “레이저를 사용했다”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제품 개발의 순서를 보면 더 흥미롭습니다.
전통적인 접근은
사용 가능한 소재와 설비
→ 만들 수 있는 구조
→ 제품
입니다.
반면 현대적인 퍼포먼스 신발 개발은 점점
선수가 원하는 움직임
→ 필요한 솔 구조
→ 디지털 설계
→ 소재 선택
→ 가공 방법 선택
→ 생산설비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Nike가 신발 전용 레이저 사이핑 시스템을 특허화한 사례는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좋은 자료입니다.
LunarEpic에서 배울 수 있는 핵심
LunarEpic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Lunarlon이라는 폼 이름도, 레이저 자체도 아닙니다.
핵심은
같은 소재도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
는 점입니다.
러닝화의 성능은
Material + Geometry + Manufacturing
의 결과입니다.
즉
**소재가 무엇인가
- 어떤 형상인가
- 어떻게 가공했는가**
가 함께 작동합니다.
그래서 좋은 러닝화를 분석할 때 “ZoomX인가, React인가”처럼 소재 이름만 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홈의 깊이, 방향, 곡률, 미드솔 두께, 아웃솔 고무 위치 같은 구조를 함께 봐야 합니다.
결론
Nike LunarEpic Flyknit은 현재 Nike의 대표적인 현행 러닝화는 아니지만, 제조기술 관점에서는 흥미로운 모델입니다.
2016년 Nike가 주요 러닝화 혁신 제품으로 LunarEpic Flyknit을 소개했던 시기, Nike는 동시에 신발 솔을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정밀한 sipe를 만드는 레이저 사이핑 장비와 제조 방법을 개발하고 특허화하고 있었습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새로운 폼을 발명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존 폼에 어디에, 어느 방향으로, 어떤 패턴의 절개를 넣을 것인지 설계해 소재의 움직임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현대 러닝화 개발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관점을 제공합니다.
좋은 신발은 좋은 소재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소재, 구조, 디지털 설계, 제조공정이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원하는 주행감이 만들어집니다.
LunarEpic의 레이저 사이핑은 바로 그 사실을 보여주는 Nike의 흥미로운 기술 사례입니다.
기술 자료 및 출처
Nike SNKRS, LunarCharge Essential — LunarEpic Flyknit의 midsole/outsole 플랫폼 활용 사례.
Nike, FY2016 Annual Shareholders Meeting — LunarEpic Flyknit을 주요 러닝 혁신 제품으로 소개.
Nike Innovate C.V., Laser Siping Apparatus and Method for Footwear — 2015년 우선권, 신발 솔용 컴퓨터 제어 레이저 사이핑 장비 및 가공법.
Nike 특허 KR20200142112A — 솔 방향 변경, 초점거리 제어, 스캔식·고정식 레이저 가공 방식.
European Patent EP3386674B1 — Nike Innovate C.V.의 Laser Siping 기술 유럽 등록 특허.
퇴근 후 성장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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